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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7월 뉴스레터> 초안산 숲이 들려주는 자리이타의 이야기 - 김보경 (환경영향평가사 14기)

초안산 숲이 들려주는 자리이타의 이야기

미세먼지를 막고, 쉼을 내어주는 숲과 캠핑장의 공존,

그리고 기후 위기 시대의 연대


2025.7.12. 김보경

(환경영향평가사 14기)


서울 노원구 초안산 자락에 조성된 ‘미세먼지 저감 숲’은 단순한 녹지가 아니다. 그것은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이 다시 숨 쉬는 현장이며, 인간과 생태계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교과서다. 그 아래에 자리한 ‘초안산 캠핑장’ 역시 단순한 여가공간이 아닌, 자연 속에서 삶을 배우는 생태적 교육의 장이다.


두 공간은 겹겹이 맞닿아 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는 공기를 정화하고, 빗물을 저장하며, 도시의 온도를 낮춘다. 이러한 환경적 기능은 바로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이기도 하다.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탄소를 흡수하며, 극단적 기후에 조금이나마 저항할 수 있는 생태적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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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구 초안산근린공원 미세먼지 저감 도시 숲 계획 조성도. 서울시 제공

<미세먼지 차단과 흡착률이 높은 식물을 선정, 다층구조의 숲을 조성하여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극대화>



캠핑장을 찾은 이들은 그 혜택을 체감한다. 미세먼지 저감 덕에 숨쉬기 편한 공간에서 아이들은 뛰놀고, 가족들은 자연을 통해 서로에게 집중한다. 캠핑장과 미세먼지 저감 숲 이 둘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를 공유하는 공간이 아니다. 서로를 살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타심적 관계 속에 깊게 연결되어 있다.


도시의 공기질이 나빠질수록 우리는 자연을 그리워하고, 동시에 그것을 회복해야 할 책임 또한 더 크게 느낀다. 미세먼지저감 숲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응답한 공간이다. 나무들은 말없이 대기를 정화하고, 먼지를 붙잡는다. 바람의 결을 따라 미세먼지를 가두고, 더운 여름날엔 열기를 식힌다. 이 숲이 정화한 공기 속에서 초안산 캠핑장은 더욱 생명력을 얻는다.

하지만, 이 공존은 일방향이 아니다. 캠핑객들의 관심과 배려, 자연을 향한 책임 있는 태도는 숲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낸다. 이는 단순한 이용이 아니라, 숲과 사람 사이의 순환적인 돌봄의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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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안산캠핑장 내 힐링캠핑빌리지 전경(면적 24,938㎡, 2017. 5. 25. 완공)-서울시 제공


이 관계는 교육적 가치로 확장된다.

아이들은 나무 아래에서 미세먼지가 어떻게 줄어드는지를 체험하고, 자라나는 식물과 작은 곤충들 속에서 생명의 연결을 배운다. 교과서가 아닌 체험과 감각을 통해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갈 마음의 준비를 한다.

초안산 캠핑장은 단지 텐트를 치는 곳이 아닌, 자연과 나 자신을 배우는 학교가 된다.


이는 ‘자기를 이롭게 하며, 남도 이롭게 한다’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과 닮아 있다. 숲은 자기 자리를 지키며 인간을 돕고, 사람들은 자연을 경험하며 그 가치를 배우고 보존한다.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서로를 위한 배려의 삶이다. 이 관계는 우리에게 중요한 물음을 던진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서, 나는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고 있는가.

숲은 스스로 살아가며 사람을 이롭게 하고, 사람은 그 숲에 쉼과 생기를 되찾는다. 숲이 미세먼지를 막고, 사람은 자연의 가치를 지킨다. 이러한 연대와 배려, 순환이 바로 우리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인이고도 본질적인 자세다.


기후변화는 거대한 문제이지만, 해답은 언제나 가장 가까는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초안산의 숲과 캠핑장이 말해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나를 살리는 길은 결국 너를 살리는 길이며,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길이란 것을 소리 없이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