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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7월 뉴스레터> 합격수기 : 멈추지 않기로 했다 - 이문숙 (환경영향평가사 24기)
-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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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멈추지 않기로 했다
이문숙
(환경영향평가사 24기)
– 어느 환경영향평가사의 조금 늦은 공부
퇴근 후, 늘 가던 스터디 카페에 앉아 조용히 책을 폈다.
주부로서의 저녁 집안일을 잠시 미루고 시작한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지금도 선명하다.
나는 환경영향평가 관련 일을 22년째 하고 있다.
처음 10년은 보고서를 직접 쓰고, 현장을 뛰었고,
그 이후는 가정과 일 사이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환경영향평가와 마주해왔다.
적지 않은 시간 쉬지 않고 해왔지만,
나의 시간이 경력만으로는 증명되지 않음을 느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다.
학원에 등록했고, 차근차근 정리해나갔다.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배움의 과정은 즐겁고 행복했다.
마치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머리가 아플 정도로 법을 외우고, 실무를 이론으로 되짚었다.
300시간쯤 스터디 카페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내 삶의 어느 구석도 허투루 흘러가진 않았다.
첫 필기시험은 떨어졌다. 다시 해볼만 했다.
두 번째는 좋은 성적으로 붙었다.
그리고 면접...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날카롭고, 압박감이 컸다.
첫 면접을 떨어졌다.
주량을 넘긴 술에도 나 자신에게 화가 나서
정신이 멀쩡했던 건 20대 이후 처음이었다.
다음 면접까지의 4개월...
그 시간이 실은 가장 많이 공부하고 배운 시간이었다.
내가 해온 일, 내가 써왔던 보고서, 내가 놓치고 있었던 맥락들까지.
실무와 제도가 만나는 접점을 처음으로 내 언어로 정리해냈다.
그리고 다시 면접을 봤고, 합격했다.
그때 알았다.
이건 자격증이 아니라, 나 자신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었다는걸.
지금 나는 늦었지만 대학원에 다니며 또 다른 공부를 하고 있다.
무엇이든 너무 늦은 건 없다는 걸, 내 삶이 먼저 증명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사.
그 이름이 내게 준 건 ‘자격’보다 ‘확신’이었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나를 지켜보던 아이들의 눈을 떠올린다.
그 눈빛을 보며 공부하는 엄마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란 걸 다시 깨달았다.
옆에서 묵묵히 뒷바라지해 준
내 편에게도 마음 깊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내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밤늦게까지 사춘기 두 아이를 케어하고 집안을 살펴준 그 든든함이
사실은 이 자격보다 더 큰 선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응원이 없었다면, 쉽게 지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회사 안에서 내 직급이 점점 높아진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다행이다.
앞으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범이 ‘멈추지 않는 배움’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다.
10년 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여전히 지금과 비슷한 일을 할 것 같으며
어딘가에서는 지금의 나처럼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그 시절, 나도 그랬어요"라고 웃으며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환경과 사람 사이에서
더 나은 해석과 조화를 찾고 있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건 하나다.
나는 멈추지 않기로 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계속 배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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